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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큐레이션

한국 문학 자료를 담은 문학DB에서 문예지, 근대문학총서의 작품들을,
현대적인 문장웹진 등에서 매주 추천하여 보여드립니다.
1970년대의 감성부터 현대까지, 지금 봐도 세련된 문장으로
감동을 주는 작품을 만나 보세요!

munjang

글틴

이것은 부산이 아니다

ktx를 타고 고향에 왔어요 잠깐 졸았더니 어느새 부산이네요 아닐수도 지구는 자전하니 또한 공전하니 이곳은 어쩌면 la 아니 la는 아닌 것 같아요 이런 곳이 la일 리가 없죠 오히려 바얀자그라던가 아니면 아타카마라던가 그런 곳이 겠죠 장소성placeness이나 이동성mobility 따위의 말은 필요 없어요 오랜만에 간 바닷가엔 이상한 것들이 가득해요 백사장엔 납작한 인간의 동상이 있고 바다엔 비닐봉지 같은 해파리 그런 것들이 있어요 그런 것들이 너무 많아 그런 것들로 다 지칭할 수 없어요 이런 느낌을 뭐라고 할까요 센티멘털리즘sentimentalism이나 페시미즘pessimism같은 건 구려요 그냥 게임을 하는 배구선수라던가 현대미술을 보는 연인이라 할게요 나는 서둘러 자리를 떴어요 구토가 치밀어 올랐어요 아니 구토를 원하는 나의 모습에 구토가 치밀었어요 부산이 무슨 죄가 있겠어요 나에게 죄가 있죠 Busan is good이니까요

2024.05.15 임세헌
쓰는 법

가면을 쓰고눈섭이 다른 가면을 쓰고입꼬리를 적당히 올리고코 끝을 또 적당히 올린다가면을 쓰지 않은 나는가히 아름답다"아, 오늘은 가면을 쓰지 않는 날이었나"오늘도 거울 앞에 안타깝게도 서지만가면에 가려진 나의"아, 과연 누구란 말인가"눈이 사라지고입이 사라지고과연 아름답지 않았다보이지.. 않았다"아, 내가 보이는가" 그가 내가 아니라 하면내가 그가 아니라 하면바로 뵈는 내가땀과 떨어지는 것이그의 가면속나의 나의 나를너기에 또한 나기에아름답다"아, 나네"

2024.05.15 무명
감상&비평 짐을 말하다{김에란-비행운-서른}

내가 가는 정신과 건물을 포함한 그 옆 건물까지 모두 학원으로 꽉 채워져있다. 그 곳을 갈 때마다 웃음기 없는 무표정한 학생들을 많이 본다. 특히 진료가 끝난 19시 쯤에는 돌덩이같은 가방을 등에 업고 버스에서 내리거나 초등학생으로 보이는 친구가 막 학원에서 끝나 본인보다 더 무거워 보이는 가방을 등에 업고 가는 등의 행동을 보기도 한다. 이들을 보면 나는 학원을 다니지 않는 나와 다른 무언가가 등에 추가되어 있다고 생각이 든다.. 등에 무거운 짐이 추가 된다는 것은 무슨 의미일까? 솔직히 난 모르겠다. 아니 아는데 모르는 척 행동하는 것이다. 시간은 거슬러 올라가 내가 학원을 다녔던 중2 시절 우리 가족은 코로나적 어려움과 더불어 아빠 사업의 어려움으로 집이 많이 힘들어졌다. 그래서 그 때 학원 원장 선생님께 엄마께서 "경제적으로 어려워져 수업을 이어가기 힘들 것 같아요."라고 말씀하셨다. 우리 가족은 당연히 그만두라고 하실줄 알았는데 원장 선생님은 나를 안았다. " 제 월급에서 까더라도 제가 가르칠게요. 공부할 마음이 있는 아이를 막으면 안되잖아요."와 같은 말을 하셨다. 그래서 기침이 시작 되기 전까지 난 그 학원을 다녔다. 원장 선생님은 가끔 책값을 받지 않으시거나 책값에서 만원을 빼서 주시거나 체험학습 때 나에게 3만원이라는 돈을 주시면서 "가죽지마. 힘내."라고 말씀하셨다. 나는 원장 선생님의 선의에 많이 감사했다. 지금도 이 마음은 변함이 없다. 그러나 마음 한 편으로 죄송하고 시험을 잘 쳐야 한다는 부담감이 많이 생겼었다. 어찌보면 내게는 집안의 어려움과 더불어 학업이라는 큰 부담이 생겼던 것 같다. 김애란의 소설집 의 이라는 작품의 주인공 수인은 옛날에 재수생이었다. 집안 형편도 좋지 않아 서울에 있는 작은 독서실이었던 사임당 독서실에서 잠을 잤다. 다른 재수생들이었다면 재수 학원이나 일반 고시원애서 생활을 했겠지만 수인의 가족도 우리 가족처럼 힘들게 하루, 하루를 살아갔기 때문에 그녀의 등에도 짐이 있었다. 바로 부모님과 학업이라는 어느 사람에게는 무겁고 어느 사람에게는 가벼운 그런 무게가 등에 있었다. 수인은 언니에게 보내는 편지에 "아마 언니 눈에 제 뒤태도 비슷하게 보였겠죠? 우리 둘 다 꿈 말고도 이고 있는 것이 많으니 {290p]"이런 말이 있었다. 우리 모두의 뒤태는 수인의 말처럼 모두 비슷할 것이다. 어린이와 학생들에게는 부모와 학업이라는 짐이 있을 것이고 청년들은 생개와 친구가 있을 것이고 중년에게는 가족과 생계라는짐이 있을 것이고 노년에는 죽음과 사랑이란 짐이 있을 것이다. 이 때 수인이는 그저 열심히 사는 것으로 위 짐들을 내려 놓으려고 했다. 수인은 이런 짐들을 학원 강의, 다단계 회사 등 살인을 제외한 나머지 일들을 물, 불 가리지 않고 했다. 그러나 그 꿈은 위 책의 제목처럼 非 행운의 늪에 빠졌다. 다단계 회사에서 비 인륜적 행위들을 당하고 마지막에는 결국 본인을 사랑해줬던 제자 혜인을 다단계 불행의 늪에 빠지게 함으로 몸에 이고 있는 짐보다 더 한 죄책감이 더 생겼다. 특히 혜미가 자살시도

2024.05.15 송희찬
냇가의 나무

달 없는 하늘, 좁은 천이 흐르는 길에 돌이 서있다 천에서 빗겨나가 무릎으로 기어온 돌이 서있다 천이 흘러나오는 까진 무릎 위로 돌이 서있다 땅을 짚은 무릎에 아침놀이 비쳐온다 무릎을 잡고 데굴데굴 굴러 다시 천으로 들어가자 흙탕물로 상처를 씻어내자, 딱지를 뜯어내자 천에 앉은 딱지가 쌓여 투명한 혈장이 방울방울 내린다 천에 부러 내려앉은 자갈은 천이 부럽다 분쇄기에 몸을 던진 자갈은 갈라지는 몸에서 나무를 본다 나무는, 천의 발원지에서, 잘도 뿌리를 내렸더랬다 돌은 달을 가린 나무를 들이박았더랬다 돌의 무릎에서 천이 솟아 쓰러진 둥치 위로 흘러갔더랬다 박살난 돌은 자갈로, 흩어진 자갈은 모래로, 모래는 바닥에 찢어진 십자인대에 조의를 표하는 눈을 모래가 찌른다 찔끔 나온 눈물만큼의 조의가 무릎에 살포시 내려온다 웃다가 웃다가 나온 눈물도 웃는 낯을 가졌다 웃음을 참을 수 없는 눈을 하염없이 비벼 벌겋게 만들어야지 그래서, 누구를 위한 조의란 말이야? 나무 둥치를 위한거야, 네 무릎을 위한거야, 모래를 위한거야? 어느 쪽이든 웃겨 죽을 것 같은 꼴에 뭐라고 할지 모르겠네 아니, 뭐, 무릎은 조금 아파 보이긴 하지만, 소독이나 하면 뭐 둥치는 빨리 치웠으면 좋겠다, 길을 언제까지 막을거야 여기 공도 아니야? 담당자 나오라 그래! 이거 언제 치워! 모래도 이게 뭐하자는 거야? 모래라고 써있기는 한데, 언제부터 돌이 깨져서 나온 걸 모래라고 한건데? 웃기려고 했으면 잘했어, 아니라고? 네가 놀리는 입이랑 돌중에 뭐가 더 빠를까? 사고실험 검증하기 전에 그만두는게 좋을걸 그리고 넌 뭐야? 왜 여기서 계속 알짱거려? 헛소리 할거면 저기 천에 다이빙이나 한번 해 광대에게 조리를 요구하는 짓은 끝날줄을 모른다 헛소리와 지성이 투닥대면 비웃음이 이길 수밖에 날아온 돌을 맞고 쓰러진 방해꾼에게는 야유가 쏟아지고 당황한 광대는 주춤주춤 떠나가다 자갈을 조심조심 챙긴다 하!

2024.05.15 데카당
수영장

변호할 수 없는 삶들을 변호하며 돌아갈 수 없는 과거로 돌아가며 우리는 일곱살때 처음 수영을 배운 수영장으로 돌아간다 먼저 겹겹이 감은 옷을 벗고 맨살로 친구들을 만나고꽉 끼는 수영모자, 수영바지를 장착. 무지개 색 삼각수영복을 입고 계신 선생님을 만나고말을 할 수 없는 물을 먹으며 우리도 더이상 말 할 수 없게 되었다 왜 내가 매일 인스타에 들어가는지왜 내가 나의 귀를 테일러에게 맡기는지왜 내가 나의 검은 거짓말을 하얀거짓말이라고 합리화하는지 정말로 이해하고 싶다면너도 겹겹이 감은 옷을 벗고내 손을 잡고추억의 수영장에 가보자아무도 말 하지 않아도 되지만 물을 첨벙첨벙 튀기면둘 다 바보처럼 웃을 수 있을테니…굳이 한마디 한다면내가 바보가 되는걸 허락해줄래?

2024.05.15 위다윗
감상&비평 어느 스위프티 보이의 변명

어쩌면 신성한 글쓰기를 하면서 가요를 듣는 것이 올바른 일인지 모르겠다. 에라 모르겠다 하며 타자기를 두드리는 나는 역시 성자가 아니었다. 내 전 감상문을 읽으신 독자분들은 내가 꽤 비범한 테일러 스위프트 팬이라는 것을 알고 계실 것이다. 이 뜨거운 팬심의 열기는 이번 년도 4월 19일 세상으로 나온 그녀의 가장 최근 앨범, ‘The Tortured Poets Department’가 미국의 여러 신문에서 비판을 받았다는 것에 아랑곳하지 않게 했다. 아직도 4월 18일 새벽까지 유튜브에서 그녀의 신곡이 하나라도 선공개되지 않을까, 쓸데없는 리서치로 잠을 셋던 것, 4월 19일 학교가 끝나고 미친듯이 유튜브에 접속해 업로드된 16곡을 허겁지겁 들었던 기억이 생생하다. 이유가 모를, 또 때론 알겠는(그렇다고 더 나은 건 아니지만) 우울감으로 나의 삶이 종이라면 갈기갈기 찢고 싶은 충동으로 삶의 대혼동을 마주할때도 나를 살게 해준 것은 테일러의 우울하고, 신나고, 섹시하고, 종교적이고, 신성모독적인 음악이었다. 내 상황에 너무 와닿는 가사를 들으며 마치 그녀가 내 친구라도 된 듯이, 부끄러운지도 모르고 눈물을 쏟다가 기분 좋을 일은 하나도 없는데 자유분방하고 흥분되는 곡을 들으며 또 춤을 추고…어떤 사람들은 거의 테일러 팬덤을 종교라고 부르는데 너무 틀린 말은 아닐테다. 가장 최근 나온 앨범은 커버색의 회색빛만큼 지옥과 천국, 선과 악을 뒤흔들며 욕과 하나님을 섞어가는, 유난히 크리스천들의 양심을 불편하게 만들었다. 아예 가요를 부르는 것을 금지하는 학교에 다니는 나로서도 그런 불편함에 얼굴을 찡그린 적이 몇번 있었다. 그렇다면 나는 왜 아직도 그녀의 음악에, 그녀의 삶의 스토리에 열광하는가. 어쩌면 난 그저 그녀의 유명함과 성공, 외모에 현혹된 것일지도 모르겠지만 그렇게 쉽게 속임당한 것을 순순히 인정할 내가 아니기에, PK 소년의 이 모순적인 팬심에 대해 한마디 해야겠다. 저명한 세계적인 심리학자 조던 피터슨의 강연중 내가 간직하는 명언들이 많이 있는데 그중 가장 그분의 입에서 나오라고 기대하지 않았던 말이 있었다. 거의 눈물을 일렁이실 듯한 표정으로, “정말 아름다운 음악을 들으면 인간은 고통을 느낀다.”와 비슷한 말을 하셨는데 평소 예배때마다 찬양을 부르면 자주 눈물을 훔친 나로서는 쉽게 동의할 수 있었다. “아픈 위로”라고나 할까. 심장을 만지는데 마치 좀 너무 강한 포옹처럼 나의 뼈를 아프게 하는. 내가 대중가요를 들으며 그 경이로운 고통을 느낄지는 상상도 못했다. 찬양을 들을때 느꼈던 감각과는 다른 점이 많았다. 찬양은 내게 부모님과 나를 지켜보고 계시는 신을 생각하게 했다면 테일러의 노래는 나자신과 내가 이성적으로 사랑하는 이들을 떠올리게 한다. 또 찬양은 나자신을 회개하는 것이 많다면 테일러의 노래는 나를 상처준 이들을 공격하는 것이 많다. 마치 냉탕에서 바로 온탕으로 잠수하듯 내 음악리스트를 완전히 갈아 바꾸었고 내가 무엇을 듣는지는 내가 누구가 되는지에 영향을 미쳤다. 부정적인 영향부터 말하자면 내가 느끼는 슬픔과 분노가 좀

2024.05.15 위다윗
너의 행복을 바라는 자가 보내는 편지

너의 발자국들이모여서 길을 만들었다한걸음 한걸음그 걸음마다 너의 모든 순간이 담겨있다울고 웃었을 너의 그 모든 순간들과네가 어른이 되가는 동안에 느꼈을 그 성장통얼마나 많이 울었을지얼마나 많이 넘어졌을지그 아픔을 견디고 여기까지 와준너에게 정말 수고했어와줘서 고마워-너의 행복을 진심으로 바라는 내가-

2024.05.15 neverla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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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사항 2024년 문장웹진 문장서포터즈 모집

2005년부터 운영된 국내 최고(最古) 온라인 문예지 문장웹진에서 문학 콘텐츠 발굴 및 문학애호가·예비 작가 지원을 위한 서포터즈를 아래와 같이 모집하오니 많은 관심과 참여 바랍니다. □ 모집 일정 ㅇ 공고 및 지원 : 2024. 4. 29(월) ~ 5. 3(금) 23:59 ㅇ 발표 : 5. 17.(금) ㅇ O.T : 5. 28.(화) 14:00 / 서울 혜화역 인근 (*일정에 따라 변동 가능) □ 모집 대상 ㅇ 선발인원 : 6명 ㅇ 자격 : 만 18세 이상 미등단자 ※ 우대사항(별도 증빙 필요) - 글틴 월 장원 선정자 - 문장청소년문학상 수상자 - 문학 전공 대학(원)생으로 교수의 추천을 받은 자 □ 활동 기간 ㅇ 임명일로부터 12월까지 □ 활동 내용 ㅇ 직접 작성한 활동계획서를 기반으로 수도권 및 지역별 문학 행사, 문학기반시설(작은 서점·문학관 등)을 체험하거나 문예지, 문학 작품을 읽고 콘텐츠화하여 문장웹진(https://munjang.or.kr/webzine)에 소개한다. (총 3회) □ 활동 혜택 ㅇ 문장서포터즈 임명장 수여 ㅇ 서포터즈 활동에 필요한 교통비 및 도서구입비 지급 ㅇ 3건의 활동 완료 시 총 60만원의 활동비 지급 □ 지원 방법 ㅇ 문학광장>참여광장>공모전 ▶바로가기 : 목록 | 공모전 | 참여광장 : 문학광장 (munjang.or.kr) ※ 문학광장 회원가입 후, 지원신청서 양식 다운로드 받아 작성하여 제출 ※ 글틴 월 장원 선정자 : 월 장원 선정을 증빙할 수 있는 자료(월 장원 선정 공지, 명예의 전당 캡처 등) 첨부 ※ 문장청소년문학상 수상자 : 수상 사실을 증빙할 수 있는 자료(상장, 상패 사진, 기타 자료 등) 첨부 ※ 문학 전공 대학(원)생으로 교수의 추천을 받은 자 : 교수추천서(이름, 생년월일, 추천이유, 교수 서명 필수 포함) 첨부 □ 접수 및 문의 ㅇ 담당자 연락처 : 061-900-2337

2024.04.26
공지사항 [이벤트] 2024 문장웹진 보물찾기

2024 문장웹진 보물찾기 이벤트 나만 알고 싶은, 다시 보고 싶은 문장웹진의 작품을 모두에게 소개해주세요! ㅇ이벤트기간 : 2024. 1. 2 ~ 1. 31. ㅇ당첨자발표 : 2월 중순경(당첨자 개별연락) ㅇ이벤트경품 : 스타벅스 아메리카노 기프티콘(9명) ㅇ참여방법 1) 설문조사 링크 접속(▶https://naver.me/5XTVOjIu) 2) 최근 5개년 문장웹진의 작품 중 2024년에 다시 소개하고 싶은 작품과 그 이유 입력 3) 나머지 항목 입력 후 설문 폼 제출 ㅇ문의 :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문학지원부 문학광장 담당자 061-900-2337, 2323 ※ 당첨자가 고른 작품과 그 이유는 추후 문장웹진 커버스토리에 소개될 수 있습니다. ※ 문장웹진 과월호 보는 방법 : 문학광장>문장웹진>이전호보러가기(첨부 이미지 참고)

2024.01.02
공지사항 제41회 마로니에여성백일장 글제 이벤트 선정자 안내

2023.10.16
공지사항 제41회 마로니에여성백일장 수상자 발표

2023.1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