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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2256] 열심히사는 초등학생 앞에서 제가 부끄러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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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흑장미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9-06-19 14:17:27
조회 3,364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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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이제 갓 슴살된 풋풋한 남아 랍니다

(다들 이렇게 시작하던데)

 

톡은 가끔씩 헤드라인에 있는 글들 읽어보기만 했었지 써보는건 처음이네요.

글주변이 없어서 좀 서툴겠지만 한번 써볼게용.

 

어제 저녁 7시쯤 친구들 만나서 저녁먹고 한국 대 이란 전 축구를 보려고

허겁지겁 집으로 돌아오던 길이였습니다.

강남역에서 출발해서 이촌역에 도착해보니 아직 해는 저물지 않았더라구요.

새삼 여름이 다됐구나 " 해가 길어졌네."

요런 잡생각하면서 귀에는 엠피꼽고 집에 가고 있었습니다.

저희 집까진 지하철역에서 도보로 7분 남짓 되는데요

날씨도 선선하고 워낙 노래들으면서 걷는걸 좋아해서 일부로 아파트단지 뒤쪽으로

돌아 걸어가고 있었어요.

 

한참을 그렇게 걸어가고 있었죠.

가는길에 상가가 몇개 있는데 멀리선가 누군가가

노점상 비슷하게 무언가를 팔고있더라구요.

멀리서 봤을때 " 아 할머님들이 야채장사 하시나보다" 생각하면서 걸어갔어요.

근데 가까이 갈수록 굉장히 앳되보이는 아이가 야채들을 팔고있더라구요.

얼핏봐도 초등학교 5~6학년 되보이는 남자아이가 각종 시골에서 날만한 채소들을

팔고 있더라구요.

 

좀 처럼 보기 힘든 모습이라 아이한테 물어봤어요.

"꼬마야 너가 이 채소들 파는거니?"

"네"

이 채소들 어디서 났냐고 물어보니깐

서울 근교에서 할머니 할아버지와 살면서 조그만한 텃밭을 가꾼다고 그러더라구요.

원래는 할머니가 파시는데 오늘은 몸이 않좋으셔서 자기가 나왔다구.

얘기를 들어보니깐 하루하루 팔아서 생활하는거 같더라구요.

 

순간 가슴이 뭉클하더라구요.

굉장히 대견스럽고 정말 심성이 맑은 아이라고 생각했죠.

친구들 만나서 한심하게 돈을 낭비한 제가 너무 부끄러웠습니다.

이렇게 착하고 열심히 사는 아이가 있는데 말이죠.

 

어제따라 저녁날씨는 꽤 쌀쌀했잖아요

저녁 8시가 다되가는데 아직 채소들이 많이 남았더라구요.

제가 워낙 채소들을 좋아라하기도 하구 그 아이가 굉장히 대견스러워서

이 남은 채소들 다 팔면 얼마냐구 물어봤어요.

한동안 고민하더라구요.

한 3만원 정도 나올거 같다고 하는데 제 수중에는 5만원 정도 있었어요.

어차피 어제저녁은 친구한테 얻어먹고와서 돈 굳었다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마침 잘된거죠.

 

남은 채소들 제가 다 사기로 결정했죠.

이 아이 굉장히 기뻐하더라구요.

제가 5만원 쥐어주니깐 속으론 어쩔줄 몰라하면서 좋아하지만

점잖게 거절하는 그 모습까지 정말 너무 대견했어요.

그 아이 바로 집에갈 준비 하더라구요.

꼬마 짐챙기는거 도와주고 그 아이 보내구 저도 집으로 돌어왔어요

 

집으로 돌아와서 그 채소들 제대로 살펴봤는데

쑥갓도 보이고 마늘쫑 토마토 열무도 보이고 이를모를 두가지채소..

뭘해먹어야 하지 고민하다가 안떠올라서

엄마한테 요리해달라고 책임을 떠넘겼습니다 ㅎㅎ

 

아무튼 그렇게 의미있는 어제 하루는 끝이 났네요.

정말 느끼는게 많은 하루였어요

그 아이가 잘됐으면 하는 바램도 있고

제 씀씀이를 다시한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느꼈어요.


열심히사는 초등학생 앞에서 제가 부끄러웠습니다.

 

저도 이글을 보고 얼마나 돈을 헛되이 쓰고 의미없이 하루를 보내는지 깨닫게 되었네요..

 

어린아이도 저렇게 열심히 사는데...저는 무얼하며 살고 있는디 다시한번 생각하고 반성하게 되네요

 

여러분들도 초등학생의 마음으로 열심히 보람차게 하루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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