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랜서 8년만에 이런일도... > 자유게시판

웹 관련 분야에서 일을 한지 15년이 넘었습니다. 처음에는 작은 에이전시에서 시작해서 실력을 쌓고 대형 프로젝트를 맡아서 일도 많이 해봤습니다. 그렇게 경력이 쌓이면서 회사에서 독립하여 프리랜서 활동을 하며 참 많은 일들을 했습니다.
클라이언트 입장에서 사업에 도움이 되도록 아는 지식 없는 지식 웹 사업 관련 컨설팅도 열심히 해주었습니다.
그래서인지 한번 인연을 맺은 고객들의 소개로 특별히 영업에 신경을 쓰지 않아도 일을 수주 받을 수 있었고 지금도 그렇습니다.

그런데 지난해 말에 우연히 알게된 한 업체와 웹사이트 개발 계약을 맺고 용역을 수행하던 중 중간점검 단계에서 업무가 중지되었습니다.
전체 개발일정 40일 가운데 20일이 지난 시점으로 디자인시안 및 단계별 프로그램 구성안이 완성되어 통과한 시점이었는데 업체에 방문하여 중간점검을 받고 좋다는 대답까지 들었는데
돌아온 후에 그 업체에서 웹쪽에 잘아는 사람이 주변에 있어 그 사람하고 검토해서 최종 연락을 준다고 하더니 그 다음 부터 연락도 없고 전화를 해도 전화도 안받더군요.

그래서 제가 제시한 내용이 마음에 안들어서 그런 줄 알고 있었는데 2주일쯤 지나서 전화를 해서는 사이트를 빨리 개발해야 하니 회사에 방문해 달라고 요청하였습니다.

그 업체에 방문했더니 처음 계약한 내용과 전혀 다른 샘플 페이지를 보여주면서 그 사이트처럼 만들어 달라고 하는데
샘플로 보여준 사이트를 검토해보니 그 사이트처럼 개발하려면 처음 계약했던 금액으로는 작업하기에 무리가 있어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그 업체는 추가비용에 대한 언급은 회피한채 무작정 빨리 개발해 줄것을 요청하여 그업체의 담당 실장에게 정말 자세히 상황을 설명해 주었습니다.

처음 계약할 때도 정말 최소의 비용만 받는 선에서 견적을 해드렸고 이에 대하여 다른 업체에서도 견적을 받아 봤을 것이니 더 잘 알지 않느냐 했더니 담당실장도 받아들이는 반응이었습니다.

그럼에도 그 업체 사장은 추가 비용이 발생하는 부분에 대하여 결정을 회피한채 사이트 개발이 지연되는 책임이 저한테 있다는 식으로 공문을 보내왔습니다.

최초 작성한 계약서에도 " 계약 내용에 변경이 생겨 추가비용이 발생할 경우 상호 협의에 의하여 청구할 수 있다"고 되어 있는데
해당 업체 사장은 추가비용 발생 부분에 대하여 협의를 외면 한채 최초 계약 내용과 다르게 바뀐 내용의 사이트 개발을 계속 요구하고 있습니다.

제가 하도 어이가 없어 이런한 사실관계를 이해하기 쉽도록 방문하여 설명하고 아래와 같이 세가지 방안을 제시했습니다.
첫째 : 비용추가 없이 최초 계약내용 대로 개발하는 것
둘째 : 추가비용을 인정하고 바뀐 내용으로 사이트 개발을 진행하는 것
셋째 : 해당 사이트 개발을 포기하는 것 (대신 그 업체의 단순한 회사 홈페이지를 구축해 주는 것- 서비스 차원)

방문 설명시에는 상황에 대하여 인정하면서도 명확한 답변이 없이 설명한 내용을 문서로 정리해서 보내달고 하여 구두로 2시간 가까이 설명한 내용을 문서로 정리하여 다시 보내주었습니다.

그런데 일주일 후에 다시 공문을 보내 "웹사이트 개발 지연에 따른 독촉" 이라는 제목으로
제가 업체에 방문했을 때 그 업체의 웹사이트 대하여 3가지 구축 방안(문서에는 "웹지도"라고 표현함)을 문서로 작성해서 제출하기로 했는데 제출도 안하고 계속 웹사이트 개발을 지연시키고 있다는 내용의 문서를 보내왔습니다.

제가 그 업체에 방문하여 설명한 내용은 왜 추가비용이 발생하는지 그부분과 위에 설명한 세가지 방안 중에서 업체에서 원하는 방안을 선택하라는 내용이었고 구두로 설명한 내용을 문서로 보내달라고 해서 위 세가지 내용에 대하여 문서로 정리하여 보내주었는데 전혀 듣도 보도 못한 "웹지도"를 만들어 제시하기로 했다고 하고 문제의 본질을 해결할려고 하는게 아니라 책임을 자꾸 저희 한테 몰려고 하지도 않은 말까지 만들어 내고 있습니다.

해당 프로젝트와 관련하여 게약금 30%는 받았으며 중간점검 이후에 30% 프로젝트 완료후에 40%를 받기로 하였는데
해당 업체에서는 중간점검 단계(기간 20일)까지 일한것도 인정하지 않고 바뀐 내용대로 사이트를 다시 개발해 달라는 요청으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이런 업체는 정말 상대하기도 싫고 똥 밟았다고 생각하고 계약금 돌려 주고 깨끗히 끝내고 싶지만
이런 업체에게 관용은 오히려 또 다른 누군가에게 피해가 갈것 같고 이제는 제 양심이 도저히 용서할 수 없네요.

참 별일이 다 있네요.
웹 관련 일이 힘든 부분도 있지만 그래도 재미있고 나름대로 긍지도 생겨서 좋았는데 이런일을 당하고 보니 참 거시기 합니다. 이때까지 쌓아온 신뢰와 노력, 그런게 와르르 무너져 내리는 기분입니다.
기분이 찝집해서 넋두리하고 갑니다.